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큥큥 뛰어다녀 님의 블로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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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지민 빙의글] 분홍색 01 분홍색 "흐어, 야, 나 화장실 갔다 올 테니까 두부김치 다 처먹기만 해 봐! 너 죽고 나 사는 거야..!" 흐느적거리면서 거의 춤을 추다시피 몸을 일으켜 화장실 쪽으로 걸어가는 oo를 보고서 걱정이 된 모양인지 몰래 그녀가 화장실에 잘 들어가나 확인을 하고 다시 제자리에 돌아온 태형이다. 월급 탄 기념으로 한잔 쏘겠다고 한 게 화가 된 건가, 둘이서도 이렇게 텐션이 높아질 수 있는 걸 오랜만에 체감할 수 있었다. 저 또한 oo 덕분에 부어라 마셔라 해서 그제야 취기가 올라온 모양인지 테이블에 풀썩 엎드려버렸다. "엑, 미친..!" 화장실에서 나온 oo는 다시 테이블에 돌아가려다가 자꾸만 재킷 주머니에서 진동이 울리길래 귀찮다는 듯 무심하게 휴대폰을 확인했는데, 저장돼있지는 않았지만 익숙한 번호로 전화가.. 공감수 0 댓글수 0 2020. 9. 5.
  • [전정국 빙의글] 닿을 수 없는 너 03 닿을 수 없는 너 나는 추운 건 극도로 싫어했지만, 이상하게 겨울은 좋았다. 말도 안 되는 소리이긴 했지만, 이 표현이 맞았다. 내가 좋아하는 겨울에 결혼을 하자고 하는 네 뜻이 싫지는 않아서 고개를 끄덕였다. 어차피 양가 부모님께서는 결혼을 빨리 하면 할수록 좋아하실 거니까 우리끼리 준비만 빠르게 하면 됐다. "결혼 준비하려고 하면 여러모로 바쁘겠다. 부모님들께는 내가 말씀드릴까? 네 부모님껜 니가 말씀드릴래?" "각자 말하자. 그나저나 나 오늘 문자 타이밍 어땠어?" "문자?" 아-. 혹시 담배 얘기를 하는 건가? 넌 담배를 피지 않았지만, 난 스무살이 되자마자 담배를 처음 입에 갖다댔다. 술을 마실 때마다 동시에 생각이 나서 마음 같아서는 아예 확 끊어버리고 싶었지만, 그것도 잘 되지 않았다. 네가.. 공감수 0 댓글수 0 2020. 9. 4.
  • [김석진 빙의글] 하늘색 02 하늘색 "야, 개강한 지 얼마나 됐다고 왜 이리 과제 폭탄이야..?" "벌써 한달은 됐지. 너 5만 7천원 적립 됐다." "미친.. 엔젤, 너 사채업자 같아." "사채업자라니? 나는 시키지도 않았는데, 네가 알아서 음성녹음 해서 보냈잖아? 오늘까지 보내겠다고." "그랬지.. 그래, 지금 보낸다!" 그로부터 한달 정도가 지나고, 4월이 밝았다. 3학년이 된지 얼마 안돼서 3월 한달은 참 바빴던 것 같다. 남준은 스무살이 되자마자 군대를 다녀와서 그런지 스물 둘에 스무살들과 1학년을 보내는 게 적응이 안될 법도 한데, oo의 걱정과는 달리 잘 지내는 것 같아 보였다. 4월 1일, 용돈을 받자마자 바로 약속을 어겨서 적립된 벌금을 식량 계좌에 눈물을 머금고 송금했다. "남준아, 우리 계좌에 돈 쌓인 기념으로 .. 공감수 3 댓글수 0 2020. 3. 3.
  • [김석진 빙의글] 하늘색 01 하늘색 2월 마지막 날. 친구인 남준과의 약속에 이미 10분 늦어버린 oo는 속으로, 미쳤다.. 하는 생각과 동시에 죽어라 전력질주를 했다. 이유는 다름 아닌 그녀의 취미는 바로 '늦잠' 이었으므로, 남준과 가진 약속 족족 늦는게 일상이었다. 처음에는 그럴 수 있지 했는데 아무리 친한 베프일지 언정 언제까지 기다려줄 순 없다 생각한 남준은 늦으면 1분당 1천원 벌금을 내자며 룰을 정했다. 당연히 매번 늦을 때마다 미안했던 oo는 흔쾌히 그 제안을 받아들였고, 룰을 시작한 지 첫날이 되는 오늘, 그녀는 또 늦잠을 자고 말았다. "아, 미치겠다... 2만원은 깨지겠네.." 월말이여서 용돈은 이미 다 떨어진 지 오래였다. 왜 알람을 켜놓으면 들리지가 않는 거야! oo는 소리 없게 울부짖었다. 지하철에서 한숨을.. 공감수 1 댓글수 0 2020. 3. 2.
  • [전정국 빙의글] 닿을 수 없는 너 02 닿을 수 없는 너 고민이 많아져, 회사에 오자마자 대충 할 일을 끝내놓고 흡연실에 담배를 피러 왔다. 넌 내가 담배피는 걸 지독히도 싫어하지만, 가끔은 어쩔 수 없었다. 결혼을 하자고? 당연히 장난이겠거니, 했는데 진심이였단다. 당연히 나도 지금 와서 다른 남자를 만나고, 그 남자와 결혼을 하고, 그런 생활을 원한 건 아니였다. [ 너 담배 피고 있지? ] 테이블에 얌전히 올려둔 휴대폰이 밝아지길래 뭔가 하고 슬쩍 눈길을 줬는데, 순간 심장이 빨리 뛰었다. 너와 같은 회사에 다니는 것도 아닌데, 내 행동을 대놓고 보고 있다는 듯 문자를 보내와서 얼마나 당황을 했는지 모르겠다. 잠깐 담배연기를 멍 때리며 보다가, 급히 담배를 꺼버리고 흡연실에서 나왔다. [ 예쁘니까 봐줄게. ] 흡연실에서 나오자 마자 다시.. 공감수 11 댓글수 0 2019. 12. 7.
  • [전정국 빙의글] 닿을 수 없는 너 01 닿을 수 없는 너 "언제 들어갔어?" "..." "말 안 할 거야?" "4시 쯤." 한숨이 나왔다. 너와 나의 관계에도 끝이 보이는 것 같았다. 더 이상 내가 무슨 말을 해도 달라질 건 없고, 소용이 없을 것 같아서 그냥 이 공간을 벗어나려 했다. 밖으로 나서려고 하는 내 손목을 갑자기 붙잡더니, 어디가? 하고 어이없는 말을 내뱉는 너다. 순간 말문이 턱 막혀 어떤 대답을 해야 하는지 몰랐다. 내가 어떤 반응을 보여줘야 하는 거야? "잠깐 밖에." "담배 피지마." "...안 피거든." "전시회 보러 갈래?" 너와 헤어질 수 없는 이유다. 나에 대해 너무 잘 알고 있어, 이미 난 네 손바닥 위에서 놀아나고 있음이 분명하다. 티가 나지 않게 라이터를 챙겼다고 생각했는데, 네 눈에는 잘 보였나봐. 라이터를 .. 공감수 3 댓글수 0 2019. 12. 2.
  • [민윤기 빙의글] 너로 인해 05 너로 인해 "야, 정국이 어떠냐?" "착하고... 똑똑하던데? 근데 오빤 언제 걔한테 내 얘기를 해줬데?" 어느새 평일은 다 지나가버리고, 주말이 왔다. 고3이라 평일 주말 구분없이 토요일에도 학교를 가야하는 oo는 아침에 교복을 입으며 토스트를 냠냠- 바쁘게 먹고 있는 중이였다. oo의 집에 놀러온 지민도 이제 본가로 가는 모양인지, 몇개 없는 짐을 챙기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짐을 챙기며 학원에서 만난 정국의 얘기를 꺼내기에 oo는 자연스럽게 학원에서 만난 그를 떠올리며 대답했다. "걔 전교 1등이야." "엥? 전교 1등이 학원을 왜 다녀? 충분히 자습으로 유지할 수 있을 텐데, 그런 머리로는." "혼자서는 유지를 잘 못하겠다고 하더라고. 걔랑 친하게 지내. 좋은 애거든." "그럴려고-." oo는 지.. 공감수 3 댓글수 0 2019. 11. 23.
  • [민윤기 빙의글] 너로 인해 04 너로 인해 "하... 어쩌다가 이 지경이 돼버렸지." oo는 한숨을 잔뜩 쉬었다. 고3이 되어서 갑자기 학원을 다니게 되다니, 믿기 힘든 현실이었다. 고3이 되면 학원을 다니기 보다는 전부 자기주도적으로 자습을 하기 마련인데, 어제의 일이 화근이었다. 며칠 동안 지민이 저의 집에 놀러와 있는 상태인데, 자꾸만 자신이 알바하는 학원에 공짜로 다니게 해주겠다고 oo의 엄마께 유혹의 말을 던져대는 바람에 oo의 의지는 전혀 없는 채로 학원에 가야만 했다. "학원?" "헐, 그럼 너 야자도 못 하겠네?" oo네 고등학교는 야자가 자율적이라 윤기가 야자를 하면 oo도 하고, 그가 하지 않으면 그녀도 하지 않는 그런 상태였다. 하지만 oo가 학원을 다니게 되면 그 마저도 하지 못하고 아예 선택권이 없어진다. 옆에서.. 공감수 0 댓글수 0 2019. 11. 21.
  • [민윤기 빙의글] 너로 인해 03 너로 인해 집에 도착하자 마자 교복을 벗어던지고, 잠옷으로 갈이입고서 혜리의 말대로 꿈나라 속에 금방 빠질 수 있었다. 사람이 너무 아프면 본능에 앞서, 좋아하는 것들도 눈에 안 보인다고 하던데. 나는 이 말을 쉽게 공감할 수 있었다. 너무 아픈 지금만큼은 윤기가 생각나지 않았기 때문에. 얼마나 잠을 잤는 지도 모르겠고, 사촌 오빠인 지민의 노크 소리에 잠에서 깨어나 죽을 먹었다. 평소에는 장난끼가 많은 그였지만, oo가 너무나도 아파보여서 그런지 장난을 칠 분위기가 아닌 걸 잘 아는 모양이었다. "너 담배 펴서 감기 걸린 거야." "...어떻게 알았어?" "모르는 게 이상하지. 이모도 알고 계실 걸? 너 냄새 장난 아니야." oo는 엄마께 담배에 관한 얘기를 일절 하지 않고, 엄마께서도 별 말이 없길래.. 공감수 0 댓글수 0 2019. 11. 15.
  • [민윤기 빙의글] 너로 인해 02 너로 인해 진단을 다 받고, 처방전을 기다리는 동안 안 그래도 환자가 없는 병원에 와서 더더욱 어색함을 느끼고 있는 중이다. 손가락을 꼼지락 거리며 바닥 만을 멍하니 바라보고 있는 탓에 내 이름이 불린 지도 모르고 있었다. 당연히 기다리는 환자가 나 밖에 없어서 못 들었어도 나 일텐데, 옆에 가만히 있던 윤기는 간호사 언니가 2번 정도 내 이름을 부르니, 팔을 툭툭- 건들였다. "아!" 그제서야 정신을 차리고 후다닥 간호사 언니 앞으로 뛰어가 처방전을 받았다. 바로 옆에 약국을 갈 때까지도 우리는 말이 없었다. 윤기가 먼저 말을 걸어주길 바라는 건 너무 큰 바람 같아서, 같이 와줘서 고마워 라며 개미들에게만 들릴 목소리로 작게 말했다. 윤기는 잠깐 머뭇 거리는 듯 하더니, 미안 하고 나와 다르게 작지 않.. 공감수 0 댓글수 0 2019. 10. 30.
  • [민윤기 빙의글] 너로 인해 01 너로 인해 "민윤기! 어디 가?" "담배 피러." 생전 처음 담배를 봤다. 부모님께서 담배를 피우는 것을 한번도 보지 못한 나는 당당하게 담배를 피러 나가는 윤기의 뒷통수를 멍하니 바라보았다. 그러다가 뭔가를 다짐하고 옆에 있는 혜리의 팔을 붙잡았다. 내 행동에 깜짝 놀란 혜리는 휴대폰 게임을 하다 말고, 어? 하고 물음을 던져왔고. 나는, 나도 담배 배울래 라며 말도 안되는 무리수를 던졌다. 너로 인해. *** "ooo, 당구 치러 갈래?" "어? 콜!" 너와 이렇게 편한 사이가 평생 쭉 이어졌으면 좋겠다고 늘 생각한다. 고1때 처음 담배를 폈을 땐 갑자기 훅 들어온 담배 연기 때문에 정신을 못 차리고 쓰러졌었다. 좋은 것도 아닌데 왜 굳이 그 나쁜 걸 배우려고 한 지, 나도 내 자신이 너무나 한심하게.. 공감수 2 댓글수 0 2019. 10. 25.
  • [전정국 조각글] 딸기맛 치약 딸기맛 치약 "야, 박지민. 치약 좀." "죽고 싶냐, 네가 어제 내꺼 다 썼잖아." "아, 맞다." 잠깐 동안 어제의 일을 떠올리며 감탄사를 내뱉던 정국은 그럼 어쩌지 하고 주위를 살피는데, 마침 같은 반 친구 한명이 양치를 하려고 하길래 재빨리 후다닥 그쪽으로 뛰어가, 미안한데 나 치약 좀 빌려주라! 하고 당당하게 먼저 말을 걸었다. 그러고 보니 앞에 있는 친구의 이름도 모르고 있었다. 정국은 친한 친구들이랑만 다니고, 굳이 모르는 친구들과 말을 섞지는 않기 때문에. 여자 아이는 티나게 조금 머뭇거렸다. 혹시 치약이 없는 건가, 고개를 갸우뚱 거리던 정국은 그녀의 손에 들린 치약 형태를 보고, 그거 치약 아니야? 하고 다시 물어왔다. "맞는데... 딸기맛인데 괜찮아?" "응, 고마워." 딱히 치약이 .. 공감수 1 댓글수 0 2019. 10. 23.
  • [전정국 빙의글] Lo-fi (로파이) 08 完 Lo-fi #. 저음질을 나타내는 음향 용어 참 이상했다. 이건 분명 좋아하는 감정이 맞는데, 이 감정을 왜 다른 이도 아닌 정국에게 느끼고 있는지 oo는 알 겨를이 없었다. 생각은 꼬리에 꼬리를 물고, 정국이 얼굴 정도면 엄청 잘 생긴 거 잖아! 이런 감정이 느껴지는게 당연한(?) 걸 수도 있어! 라며 자신과 타협을 하는 모습까지 볼 수 있었다. [ 정국아. 쌤 너희 학교 앞 지나간다 ㅎㅎ ] 평소처럼(?) oo와 사적인 연락을 주고 받고 있던 정국은 그녀의 문자를 보자마자 머리를 한대 띵- 맞은 것 같으면서도 생각할 시간이 없다는 걸 깨우치고는 축구를 하다 말고 운동장을 빠져나와 교문 쪽으로 뛰어갔다. 운동장 밖으로 뛰쳐나가는 그의 행동에 같이 축구를 하던 친구들은, 야 전정국! 하고 그의 이름을 계.. 공감수 1 댓글수 0 2019. 10. 22.
  • [전정국 빙의글] Lo-fi (로파이) 07 Lo-fi #. 저음질을 나타내는 음향 용어 정국은 요즘 미칠 지경이었다. 한 사람을 좋아하게 되면 이렇게나 하루종일 머리 속에 둥둥 떠다니는 걸까. 누군가를 좋아하게 된 게 이번이 처음이라 당황스럽기만 했다. 어떻게 하면 그녀와의 연락을 계속 이어갈 수 있을까, 하루에 몇 번이나 생각하고 어떻게 하면 oo도 저에게 관심을 가질 수 있을까 하고 고민했다. 딱히 답이 나오지 않는 게 문제지만. "과외 쌤 생각하느라 머리가 아프냐?" "아니거든." "이 형이 비법을 알려줄게." "...뭔데." "여자를 꼬실려면 밀당이 제일 중요한 법이야." 막상 여자를 꼬셔본 적은 한 번도 없는 호석이 연애 코치를 해준다고 하니 정국은 이 상황이 영 한심하기만 했다. 한심한데 지금 그 한심한 얘기를 듣고 있자니 정국 본인은.. 공감수 0 댓글수 0 2019. 10. 21.
  • [전정국 빙의글] Lo-fi (로파이) 06 Lo-fi #. 저음질을 나타내는 음향 용어 oo는 주말이 되어서 문득 정국을 기다리는 자신의 모습을 보곤, 이게 뭐지? 하는 물음표를 떠올렸다. 이렇게 만나도 되는 건가, 싶은 생각도 들었고. 하지만 나쁘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그래서 저도 모르게 승낙 했던 거겠지. 이상하게 오늘따라 눈이 일찍 떠져서 준비를 일찍 했다. 약속 시간이 다와가니 저 멀리서 정국의 모습이 보였다. 그는 oo를 발견하자 마자, 깜짝 놀라서는 후다닥- 그녀에게로 뛰어왔다. "많이 기다렸어요? 난 내가 먼저 올 줄 알았는데." "아, 그냥 오늘 일찍 눈이 떠져서. 나도 방금 왔어." 정국은 슬쩍 oo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방금 온 것 치고는 oo의 볼과 코가 좀 붉어져있었다. 방금 왔기는. 하지만 그녀의 말에 토는 달지 않고,.. 공감수 0 댓글수 0 2019. 10. 20.
  • [전정국 빙의글] Lo-fi (로파이) 05 Lo-fi #. 저음질을 나타내는 음향 용어 "네? 연구실에서 보조 작업을요?" -"네, 권 교수님께서 ooo 학생을 추천해주셨거든요." "...아, 조금만 더 생각해보고 연락 드려도 괜찮을까요?" 그럼 내일까지 학과사무실로 연락주세요. 툭-. 전화를 끊었다. 정국의 수업이 끝나고 평소처럼(?) 그가 oo의 집까지 바래다주고 집에 들어오자 마자 휴대폰을 꺼냈는데, 학과사무실에서 전화가 걸려오고 있었다. 무슨 일이지 싶어 서둘러서 전화를 받았는데, 다름이 아니고 연구실에서 일을 해보지 않겠냐는 권유 연락이었다. 솔직히 말해서 고민이 안 됐다고 하면 거짓말이었다. 요즘 청년 실업률이 늘고 있는 상황에, 2학년 부터 연구실에서 일을 할 수 있다는 건 최상의 조건이였다. 더군다나 단순하게 과외를 하며 받는 월급.. 공감수 0 댓글수 0 2019. 10. 19.
  • [전정국 빙의글] Lo-fi (로파이) 04 Lo-fi #. 저음질을 뜻하는 음향용어 oo의 눈빛이 흔들리는 걸 단번에 알아낸 정국은, 왜요? 하고 물었고 그녀는 아니라며 그냥 웃고 상황을 모면했다. 방에 들어가자 마자 절대 나오지 않기로 다짐했다. 본격적으로 수업을 시작하고, 딴 생각을 하지 말자고 주문을 걸어놓으니 마음이 조금 편하게 느껴지는 듯 했다. "정국아, 그래서 ing 랑 ed 중에서 뭐가 와야 하지?" "..." "정국아?" "네?" "쌤 말 듣고 있어?" "아, 죄송해요... 다시 한 번 말씀해주실래요?" 원래 정국은 수업 시간에 집중력이 참 좋았다. 그래서 oo 또한 정국이 잘 따라와줘서 늘 고맙게 생각하고 있었는데, 오늘은 정국이 조금 이상했다. 컨디션이 좋지 않은 건가, 하고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한 oo는 다시 한 번 물어봐주.. 공감수 0 댓글수 0 2019. 10. 18.
  • [전정국 빙의글] Lo-fi (로파이) 03 Lo-fi #. 저음질을 뜻하는 음향 용어. "호석이, 과외 쌤 마음에 든데요." "그래? 다행이다-. 그.. 혹시 별 다른 말은 없었지?" "왜요? 별 다른 말은 없었는데." 으응, 아무 것도 아니야. 다행이라고 안도의 한숨을 쉬는 oo였다. 그럴 것 같진 않지만 혹시나 윤기가 호석에게 쓸데없는 말을 해서 자신이 곤란해지진 않을까 잠깐 생각을 했었지만 아무래도 oo가 오해를 하고 있었는 모양이었다. 정국은 oo에게 다시 한 번 물어도 딱히 답을 해주지 않을 것 같아 그냥 순순히 포기를 했다. 그리고선 문제 본문을 차근차근 해석해주는 oo를 슬쩍 바라보았는데, 오늘 따라 뺨이 붉었다. "해석 이해 돼?" "네에. 근데 쌤, 감기 걸렸어요?" "감기? 음... 잘 모르겠는데, 왜?" "볼이 빨개서요." ".. 공감수 0 댓글수 0 2019. 10. 17.
  • [전정국 빙의글] Lo-fi (로파이) 02 Lo-fi #. 저음질을 뜻하는 음향 용어 처음에 과외를 받을 생각은 죽어도 없었던 정국은 oo와의 첫 만남을 굉장히 싫어했다. 남자라고 생각했는데 갑자기 여자가 나타나서는 친하지도 않은데 계속, 정국아- 정국아- 하고 저의 이름을 불러대는데 참 기분이 나빴다. 하지만 어떤 일 하나를 계기로 oo와의 관계가 완화된 적이 있는데, "정국아, 혹시 내일 시간 돼?" "내일 시간 되죠. 왜요?" "오늘 수업, 내일로 미루면 안 될까?" 그의 집까지 다 찾아와놓고서는 수업 시작한지 10분도 흐르지 않은 상태에서 오늘 수업을 내일로 미루면 안 될까, 하고 물어오는 oo였다. 정국은 수업에 대해 별 생각이 없었지만, 조금 귀찮아졌다는 생각은 들었다. 정국이 알겠다며 고개를 끄덕이니, 약한 미소를 보여주며 고맙다고 .. 공감수 0 댓글수 0 2019. 10. 15.
  • [박지민 빙의글] 이젠 끝이길 10 이젠 끝이길 수지는 결혼식 준비로 꽤 바빴다. 회사 일까지 함께 하려니까 더 바빠보여서 내가 대신 일을 몇 개 해준 것도 있었다. 얼른 나보고도 결혼을 하라면서, 자기도 내가 바쁘면 일을 대신 해주겠다고 선뜻 말하는데 이걸 고마워 해야 하나, 난 잘 모르겠다. 하하하... 오늘은 수지가 그토록 원하고 원하던 웨딩드레스를 맞추러 가는데 나한테 같이 가달라고 얼마나 졸라대던지... "오프숄더 보다는 소매 긴 게 더 예뻐." "그래? 야, 너 데리고 오길 잘했다. 석진 오빠는 이런데 데려오면 속만 안 좋아하지... 제대로 골라주지를 못해. 네가 훨씬 나아!" "에이... 그래도 남편 될 사람이 신부 드레스 입은 걸 봐야지." "음, 사진 찍어서 보내주면 되려나?" 수지는 딱히 생각이 없어보였다. 생각보다 드레.. 공감수 0 댓글수 0 2019. 10. 14.
  • [전정국 빙의글] Lo-fi (로파이) 01 Lo-fi #. 저음질을 뜻하는 음향 용어 "정국아, 75 페이지 펴야지." "쌤이 페이지 잘못 피셨는데요. 오늘 숙제 검사부터 하신다고 그랬으면서." 아, 맞다. oo는 조그마한 목소리로 혼잣말을 하더니 정국과 똑같이 그 앞 페이지를 피고는 정국이 한 숙제를 훑어보았다. 정국은 oo를 뚫어져라 바라보다가도, 오늘 무슨 일 있었어요? 라며 그녀의 안부를 물었다. 원래 이런 걸 물어볼 성격은 아니지만, 오늘따라 oo의 얼굴 빛은 많이 어두웠기에. 저도 모르게 정신을 차려보니 이런 걸 묻고 있더라. oo는 색연필로 정국이 푼 문제들을 매기다가도 그의 목소리에 정신을 차리고 손을 멈칫- 했다. 뭐라고 말해야 하지, 과외 학생에게도 이런 게 보이면 곤란한데. oo는 마지막 문제까지 채점을 하고 정국에게 웃으며,.. 공감수 0 댓글수 0 2019. 10. 13.
  • [박지민 빙의글] 이젠 끝이길 09 이젠 끝이길 사내연애라니. 내가 사내연애를 해볼 줄은 꿈에도 몰랐네. 김태형이랑 헤어졌을 때 다짐한 건, 절대 가까이 있는 사람과는 사귀지 않는다, 가 나의 철학이 되어버렸는데 그게 며칠 가지도 않고 바로 깨져버렸다. 매일 매일 간질거리는 기분 좋은 느낌과 출근을 하는 것도 나쁘지 않았다. 아니, 나쁘지 않은게 아니라 너무 좋았다. "석진 오빠도 나랑 같은 회사 다녔어야 했는데-." "에이, 야, 어디든 장단점이 있는 거야." "뭐, 하긴... 그렇긴 하지만, 나는 오빠랑 결혼 할 거라서, 뭐." "뭐야, 선배는 너랑 결혼해주신데?" "오빠가 나한테 결혼하자고 프로포즈 했는 걸." 너무도 담담하게 결혼 얘기를 하는 수지가 신기했다. 나는 꿈도 못 꿔본 결혼이라는 단어니깐. 어렸을 때 까지만 해도 결혼에 .. 공감수 0 댓글수 1 2019. 9. 30.
  • [박지민 빙의글] 이젠 끝이길 08 이젠 끝이길 "같이 가!" "...하, 지민아. 그냥 오늘 일어나자 마자 집에 갈 걸, 그랬다." "어쩔 수 없는 상황이었잖아... 그 친구도 이해할 거야." "아니, 김태형은 웃겼겠지. 전 여친이 자기 집에 떡하니 와 있었는데... 딱히 석진 선배를 탓하고 싶지도 않아. 따지고 보면 선배가 아니라 내 잘못이니까." 누가봐도 oo의 표정은 너무나 안 좋아보였다. 내가 어떻게든 풀어주고 싶었는데, 내가 풀어줄 수 있는 것도 아닌 것 같았다. 어떻게 하지, 하고 머릿 속으로 생각만 하다가 oo는 어제와는 달리 씁쓸한 미소를 보여주며, 너라도 나와줘서 다행이다, 고마워- 입꼬리를 억지로 올리려는게 보였다. "지민아, 나 궁금한 거 있는데 물어봐도 돼?" 원래 콩닥 거리던 심장이, oo의 말 한마디로 엄청나게 .. 공감수 0 댓글수 0 2019. 9. 28.
  • [박지민 빙의글] 이젠 끝이길 07 이젠 끝이길 눈 부심을 느낌과 동시에 두 눈이 번뜩- 떠졌다. 상황파악을 하는데에는 시간이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내 배 위에 올려져 있는 미라 팔의 주인은 안 봐도 수지고... 그럼 왼쪽에 있는 이건(?) 뭐지, 하는데 갑자기 등을 돌리고 있던 이게(?) 내 쪽을 바라보더니 나와 눈이 마주치자 마자 싱긋- 웃어버린다. 잘 잤어? 하고 말까지 한다. 헐, 박지민!! "아, 깜짝 놀랐네... 너 언제 일어난 거야?" "나 너 뒤척 거릴 때 깼어. 근데 이불로 얼굴은 왜 가리는 거야?" "아... 나 아침에 얼굴 잘 붓는단 말이야. 그럼 나 때문에 깬 거네... 미안." "괜찮아. 근데 나 저번에도 너 아침에 일어나는 거 봤었는데?" 아, 미친...! 그 중요한 사건을 까먹고 있었다니. 나는 멍청이다, .. 공감수 0 댓글수 0 2019. 9. 27.
  • [박지민 김태형 빙의글] 이젠 끝이길 06 이젠 끝이길 "아... 혹시나 김태형 오고 그러면 어떡해? 나 진짜 걔 보기 껄끄럽단 말이야." "아니야, 오늘 김태형 하루종일 회사에 있을 거라고 했어. 내일 아침 돼서야 온데. 석진 오빠가 말했다니까?" "...알겠어. 야, 무슨 일 터지면 너희 둘이 책임져라? 아니, 선배랑 같이... 셋이서." 어쩌다 보니 김태형 집에 내가 오게 되었다. 물론 수지와 선배가 김태형은 오늘 집에 들어올 일 전혀 없다고 나를 설득시키긴 했지만... 그래도 무슨 일이 터질지 그건 아무도 모르는 거잖아! 옆에 있던 지민이는 선배 동생이 내 전남친이였냐며 놀라워했다. 그래, 놀랍지...? 생각보다 가까운 사이였다는게 놀라웠던 건가. "나 많이 마실려고 하면 꼭 말려, 너희 둘. 임무야." "근데 넌 말려도 말 안 듣잖아.".. 공감수 0 댓글수 0 2019. 9. 25.
  • [김태형 빙의글] 건드려 14 건드려 "아... 진짜 내가 윤기 오빠랑 같이 가도 되는 건가?" "당연히 되지! 내가 우리 오빠랑 완전 잘 이어줄 테니까 너는 가만히 있기만 하면 돼. 알겠지? 내가 너라면 민슈가를 마음 놓고 보내줄 수 있을 것 같다고-." "...아, 혹시 오빠가 부담스러워 하면 어떡하지? 오빠는 내가 끼여도 괜찮으시데?" 김설현 얘는 걱정이 너무 많아서 탈이라니깐-. 저번에 민슈가랑 대화를 해봤을 때 분명 설현이한테 관심이 있는 게 분명했다고. 역시나 오빠도 설현이가 끼는 건 마다하지 않았다. 나의 촉은 역시 너무 너무 잘 맞아! 그리고 말로는 저런 걱정들을 주르르 내뱉지만, 내가 여태껏 본 설현이 모습 중에 제일 예쁘게 꾸미고 왔잖아? 기집애, 내숭 떨기는! 우리집에 와서 민슈가가 준비하는 걸 기다리고 있는데, .. 공감수 2 댓글수 0 2019. 9. 24.
  • [박지민 빙의글] 이젠 끝이길 05 이젠 끝이길 "표정이 또 안 좋아..." "어후, 박지민 씨. 네 표정도 안 좋거든? 사돈 남 말 하고 있네." "바다 같이 다녀왔을 때까지만 해도 진짜 괜찮아 보였거든. 어제 외근 간 이후로 저래." "뭐, 하긴... 나도 이상해보여서 먼저 물어보긴 했어. 김태형 만났다고 하더라?" "김태형? 아, 그 oo 전 남자친구?" "응, 근데 다시 잘해보자고 했데. 그래서 oo가 거절했다고 하더라." 의외였다. 이렇게나 전 남자친구로 힘들어하길래 다시 고백을 받았다고 하면, 받아줄 거라고 생각했다. 물론 난 아직 oo에 대해서 많이 알지 못했으니 하는 말이겠지만... oo가 이렇게 힘들어하는 모습은 보기 싫었지만, 한편으론 전 애인의 고백을 받아주지 않았다는 것에 안도감이 들었다. 이럴 때보면 나도 참 이기적.. 공감수 0 댓글수 0 2019. 9. 22.
  • [박지민 빙의글] 이젠 끝이길 04 이젠 끝이길 "여보세요? 석진 선배?" -"어어, oo야. 오랜만이지? 뭐하고 있었어?" "저 좀 전에 퇴근하고 집에 왔어요. 웬일이세요? 통 연락도 없으시더니." 석진 선배는 김태형의 친 형이다. 음, 엄밀히 말하자면 석진 선배 덕분에 나랑 김태형이 만나게 되었지. 석진 선배는 나랑 같은 학교에, 두 학년 선배였다. 군대를 다녀온 덕분에 나랑 수업을 듣게 되어서 친하게 지내게 됐는데 그때 우연히 김태형의 존재를 알게 되고 친하게 지내게 되어서 사귀기 까지 했지. -"그냥 잘 지내고 있나 해서. 요즘은 태형이 안 만나? 얘 집에만 박혀있던데. 쟨 아무 것도 안해서 바쁜 건 아닐 테고, 혹시 네가 바쁜 건가 해서 궁금하기도 해서 전화해봤어." "아... 김태형이요? 음... 저희 헤어졌어요, 선배." -".. 공감수 0 댓글수 0 2019. 9. 20.
  • [전정국 빙의글] They are -Epilogue #1- They are "나 원래 이지은 좋아했었어." "...뭔 개소리야, 태형아?" "그래, 개소리긴 하지. ...뭐, 그 덕분에 전정국이랑 친해진 거지만." "와, 너희 그러면 삼각관계였어?" "아니. 이지은은 아무한테도 관심 없었고, 아 그나마 관심을 줬으면 전정국일까? 아무튼 나는 관심 밖이었어. 이지은이랑 전정국이 친해보이길래, 이지은에 대해서 알고 있는 게 있을까 싶어서 전정국한테 다가갔던 거였지. 근데 내가 무슨 짓을 해도 이지은은 알아줄 생각도 안 하고, 어린 나이에 너무 상처를 받았었지. 물론 이지은이 잘못했다는 건 아니지만. 걔는 내가 관심 없어서 관심을 안 준 것 뿐일테니까." 12월 29일. 내일이면 태형이 생일인데, 얘는 왜 내일 군대를 간다고 설치는 거지? 수영이는 박지민 군대 보낸지.. 공감수 0 댓글수 2 2019. 9. 19.
  • [박지민 빙의글] 이젠 끝이길 03 이젠 끝이길 태형인 사실 우리 회사 옆에 있는 기획사에서 작사가로 일을 하고 있다. 기획사 근처에 있다고 연예인이 많이 나타난다고 여직원들이 많이 좋아하긴 하던데, 나는 그런 거에 관심은 전혀 없었다. 사실 태형이랑 출근 시간이 겹쳐서 늘 같이 출근을 하곤 했는데, 그 일상이 사라진다고 하니 그게 슬플 뿐이었다. 이상하게 헤어지고 나서도 출근 시간이 겹치는 건 여전한 건데 태형이의 얼굴은 눈꼽 만큼도 보이지 않았다. "에이, 걔는 이제 신경 쓰지 말고. 그런 것도 신경 쓰면 안 돼, 이제." "그런가... 출근은 제대로 하는지 궁금해서." "아니야. 그건 헤어졌는데 이제 궁금해 하면 안 되는 거지. 너 잘못했으니까 초콜렛 하나 겟 한다?" "어쭈? 내가 잘못 안해도 넌 충분히 들고 갔을 것 같은데." 아.. 공감수 0 댓글수 0 2019. 9.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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